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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신입 연봉 7000만원 주는 회사에 갔더니…

세.요한 2012. 5. 15. 09:50

대졸신입 연봉 7000만원 주는 회사에 갔더니…

중동 등 해외 건설 수주 급증, 현장 인력 3년 새 77% 늘어 플랜트 공사 실무과정 개설, 해외 근무 조건으로 채용… 건설현장서 신입직원 교육도조선비즈|이석우 기자|입력2012.05.15 03:06|수정2012.05.15 05:09

"사막이나 밀림이라도 상관없어요. 일자리만 있으면 달려가야죠. 제가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닙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서울시창업지원센터 2층 강의실. 11일 오전 강의실에는 20대 후반~30대 중반의 청년 30여명이 해외 플랜트 공사의 공정 관리 실무를 가르치는 강사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이 강의는 해외건설협회가 2개월 과정으로 개설한 '해외 건설, 플랜트 전직·전환 취업 과정'. 새로운 직장을 찾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한 대졸자들이 교육 대상이다.

강모(28)씨 역시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지만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강씨는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는데도 플랜트와 관련된 강의가 아예 없어 공부하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실무 교육을 받으면 반드시 중동 건설현장에서 근무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4~5년간 한국 건설사들이 중동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수주한 공사금액이 6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증하면서 해외 건설 분야에서 일자리가 활짝 열리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해외 건설현장에서 근무 중인 인력은 2008년 9600여명에서 지난해 1만7000여명으로 불과 3년 사이에 77%나 급증했다. 협회에선 앞으로 1~2년 사이에 2만명 정도가 해외 건설현장에 파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건설 분야에선 기업과 구직자 사이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 심각한 인력 수급 불균형 현상이 발생했다. 건설사는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엔지니어만 찾았고, 구직자들은 인력 수요가 많은 가스·오일·발전설비 등 플랜트 현장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건설사 신입직원 중에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오지(奧地)에서 근무하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구직자도 눈높이를 낮추고 기업도 적극적으로 경력직 채용 외 자체 인력 양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대림산업은 정기 공채 외에 '해외 플랜트 시공 연수 사원' 제도를 도입해 올해 상반기 56명을 선발했다. 채용 때부터 해외 건설현장에서 근무할 의사가 있는 대졸자만 선발한 것. 이번에 선발된 인원의 60%가량이 지방 대학 출신이다. 이달 초부터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현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배선용 대림산업 상무는 "소위 서울의 '명문대' 출신보다 지방 대학 졸업생들이 해외 건설현장에서는 훨씬 잘 적응하는 편"이라며 "연수 과정이 끝나면 정직원과 똑같이 대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매년 선발하는 신입직원 200여명 전원을 UAE와 나이지리아 등 해외 건설현장에 내보내 4개월간 신입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해외 현장 근무에 대한 신입직원들의 막연한 공포감을 없애주기 위해서다. 남기혁 대우건설 경영지원본부장은 "신입직원 때부터 해외 건설에 대한 'DNA'를 확실하게 심어 놓는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인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과거 1970~1980년대 해외 건설현장의 근무 여건은 열악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해외 건설현장이라도 우리 근로자는 대부분 관리직이다. 임금도 수당이 더해져 대형 건설사는 대졸 신입 연봉이 7000만원, 하도급업체도 3500만~4000만원선에 이른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교육훈련실장은 "사막·밀림에서도 일해 보겠다는 의지와 플랜트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있다면 해외 건설 분야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풍부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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